김종원 | 유페이퍼 | 7,000원 구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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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2-03-04
추천인 글 홍신선 전 동국대 교수
나이 들면 꽤 까다롭게 따지지 않고 욕망 또한 줄어든다. 슬기란 말 그대로 경험이 다양해지고 앎이 웅숭 깊어지는 것이다.
일상의 쇄사에 있어서나 큰 틀의 삶을 통찰함에 있어서나 이 점은 매 한 가지다.
이를테면 '반찬 없는 밥상을 탓하거나' '안주 없는 술'을 마다하지 않는다. 뿐 만인가, 혹심한 역사현장에서도 시인은
'승자의 깃발도 패자의 절규'도 허망한 것으로 치부한다. 이미 마음이 잘 길들여 졌으니 매사 불편함이 없는 것이다.
다만 있다면 '목선 타고 오듯' 느리게 오는 봄날 꽃 피는 일 앞에 홍역 같은 삶의 흥분을 앓는 것, 산골 지방 위 둥근 박이 얼마나 많은 자연물과의 연계 속에 영그는가를 아는 일뿐이다. ..